잊을 수 없는 너 ~ 박만엽
이젠 잊기로 했네.
가질 수도 없는 너
판도라의 상자처럼 컴퓨터에
저장만 해두면 무엇하겠나?
'파일 삭제 확인' 창이 보인다.
"휴지통에 버리시겠습니까?" "예-"
이승을 떠돌든 영혼이 저승으로
빨려가듯 사라져버리네.
이젠 어찌하나.
이미 휴지통에 너를 버렸건만
내 몸은 의지와 상관없이
너와의 추억 속으로 빠져들고 있네.
잊으려 몸부림쳤지만
이젠 어쩔 도리가 없네.
비로소 나는 너를 삭제할 수 없는
기계가 아닌 인간이라는 것을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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