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맛

엄마 를 부탁해

능주 2012. 3. 15. 09:39

미국에서도 화제를 일으켯던 소설 엄마를 부탁해

세상 모든 자식들의 원죄에 대한 이야기 엄마에게 기대며

동시에 밀어낸 우리 자신의 이야기 아직 늦지 않은 이들에겐

큰 깨달음이 되고 이미 늦어버린 이들에겐 슬픈 위로가 되는

아픈 이야기다. 한가족의 고해성사이다

 

엄마는 치매에 걸렸다  생일상 받으려  상경 아버지와 함께 서울역

구내에서 남편의 손을 놓친뒤 길을 잃고 사라져 버린 칠순의 늙은 엄마

텅 빈 고향집으로 내려가 아내를 기다리고 있는 무력한 아버지....

전단지를 들고 서울 거리를 헤메고 다니는 자식들....

가족들은 엄마를 잃어버리기 이전에 이미 엄마를 거의 잊고 살았다

그리고 그들은 엄마의 실종 계기로 잃다와 잊다 가 같은 말이었음을

뼈아프게 깨닫는다

평생을 가족에 대한 헌신과 배려의 고단한 노동으로 채워온 엄마를

한없이 자책하며 죄를 고백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아버지의 고해성사를 적어본다

ㅡ 나왔네 !    ㅡ 나 ,왔단 말일세.텅빈 방을 향해 혼자 웅얼거리던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뭐 하려 가느냐며 여기 내려오는 것을 극구 반대하는 아들을 뿌리치고 기차를 타고

집으로 왔었다 이집에 들어서면 나왔네! 하면 방을 닦다가도 헛간에서 채소를 다듬다가

그도 아니면 부억에서 쌀을 씻다가도 인제 오요! 예의 그 목소리로 아내가 반겨줄 것만

같았다 그런데 집은 텅 비어 있었다.빈 집의 방문들을 죄다 열어 보았다.이 집에 사는 동안

아내을 이리 간절히 찾아보긴 처음 이었다......

ㅡ 이봐 ......나, 배고픈디 뭐 좀 먹었으믄 좋겄는디 고추꼭지를 따거나 깻잎을 개거나 배추를

간하다가도 당신이 뭐 좀 먹었으면 좋겠다고 하면 주저없이 하던 일을 멈추고 겉으로 다가와서

산에 땅두릅이 났길래 좀 캐왔는디 두릅전 부쳐볼까? 자실라요?하던 아내 그때는 왜 그것이

평화롭고 복된 일이란 걸 몰랐을까?

아내한테 미역국 한번 끊여줘본 적 없으면서 아내가 해주는 모든것은 어찌 그리 당연하게 받기만 했을까

언젠가 읍내에 나갔다 온 아내가 거, 시장통의 당신 잘 가는 정육점 있잖우,오늘 고 앞을 지나 가는데

그 집 아낙이 자꾸 나를 불러서 들어갔더니마는 미역국을 먹고 가라길래 웬 미역국이냐 했더니

오늘이 생일인디 남편이 아침에 미역국을 끊여줬다 합디다.했다.당신이 그저 듣고 있으니 맛이 있었던건

아니요! 그란디 첨으로 정육점 아낙이 부럽던디요.그랬다.당신의 메마른 눈이 깜뻑거렸다.

어디있소......아내가 이 집으로 돌아오기만 한다면 미역국이 아니라 전도 부쳐줄 수 있을 것 같다

나를 벌주는가 .....메마른 눈에 물기가 어렸다

당신은 이 집을 내키는 대로 떠났다가 돌아오면서도 아내가 이 집을 떠날수 있다는 것은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의 엄마 아버지을 보는것만 같았다. 그리고 엄마에 대한 자책감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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